[김병모 기자]지난 주말, 강릉 속초에서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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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furojoo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6-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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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모 기자]지난 주말, 강릉 속초에서 돌아오는 길에 강릉 오죽헌을 들렸다. 오죽헌에 들어서니 처음 길인데도 익숙하다. 일행들도 마찬가지란다. 율곡과 신사임당이 주인공이다.어머니 신사임당(1504~1551)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율곡(1536~1584)은 억장이 무너진다. 누구보다 상실감이 크게 다가온다. 19세에 3년 상(喪) 어머니 시묘살이가 끝나갈 무렵, 율곡은 상실된 마음을 다잡지 못한 채 금강산으로 홀연히 들어가 출가(出家)한다.율곡은 불교에 심취해보지만, 이는 어머니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그가 찾고자 하는 학문 역시 유학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출가한 지 1년 만에 돌아온다. 율곡은 20세의 나이에 오죽헌으로 돌아와 학문의 길 입지(立志)를 확고히 하기 위해 스스로 '자경문(自警文)' 11조 항을 짓는데, 예나 지금이나 유효한 것은 마찬가지이다.自警文(자경문)/ 율곡 이이用功不緩不急 死而後已(용공불완불급 사이후이)若求速其效則 此亦利心(약구속기효즉 차역이심)若不如此 戮辱遺體 便非人子(약불여차 육욕유체 변비인자)(중략) 풀이하자면, 공부에 힘쓰되 늦추지 말고 서두르지도 말라. 죽는 순간까지 계속되는 것이 공부니라. 공부의 효과가 빨리 나기를 구한다면 그 또한 이익을 탐하는 마음이다. 만일 이같이 아니하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욕되게 함이니, 그것은 곧 자식된 도리가 아니니라. ▲ 율곡이이 동상. '이득이 되거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쓴 글귀가 옆에 있다.ⓒ 김병모 율곡 이이는 강릉 오죽헌에서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다. 그는 열세 살에 진사 초시를 시작으로 9번의 과거 시험을 장원 급제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에 이른다. 다른 곳에 비해 오죽헌에는 관람객 중 젊은 학생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그들은 과거시험을 볼 때마다 훌륭한 성적을 냈던 율곡 선생을 닮고 싶어서 일까. 심지어 초등생들은 물론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오는 엄마들도 더러 보인다. 그들 역시 자녀들과 함께 오죽헌을 보면서 자녀의 밝은 미래를 그렸을지도 모른다.신사임당'기억을 걷는 시간여행'은 인권, 평화, 민주주의의 가치를 품은 작은 박물관들을 따라 걸으며, 그 안에 담긴 ‘기억의 정치’와 ‘시민의 실천’을 기록하는 연재입니다. 한국 사회의 굵직한 전환점마다 존재했던 이름들과 장소들을 다시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박종철 센터와 전태일 기념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등 8개 기관이 진행 중인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를 계기로 이 공간들을 탐방하는 연재입니다. <기자말>[박수정 기자]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 뉴스나 교과서가 아닌, 조용한 박물관의 전시실 한쪽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 이야기들을 따라 걷는 일이, 결국 오늘의 나를 돌아보는 길일지도 모른다.지난 6월 14일, 나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박종철센터를 찾았다. '2025년 6·10민주항쟁 기념 박종철센터 방문주간' 행사인 〈민주주의는 진행중〉 민주축제가 열리고 있었다.전날까지 이어지던 비는 행사 시간에 맞춰 그쳤고, 이내 광장에는 뜨거운 햇살이 쏟아졌다. 광장 무대에서는 태권도 시범과 공연이 이어졌고, 체험 부스와 전시로 시민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그날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생기 있었다.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실천, 민주주의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지켜낸 것나는 지금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에서 홍보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전태일기념관을 비롯해 평화·민주·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서울의 작은 박물관들이 진행하고 있는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는, 시민들과 기억을 잇는 작지만 꾸준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종철센터 역시 이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기관 중 하나다. 하지만 나의 여정은 단지 이 투어에 참여하는 기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나는 더 넓게, 우리 사회의 기억을 품은 역사박물관들과 기념공간들을 찾아다니며, 그 안에 담긴 '오늘의 의미'를 짚어보고 싶었다. 이 글은 그 첫 번째 기록이다. ▲ 박종철센터 방문 스탬프. <작은박물관 스탬프투어> 8개의 박물관-근현대사기념관/김근태기념도서관/문익환통일의집/박종철센터/식민지역사박물관/전태일기념관/이한열기념관/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전태일기념관 박종철센터 2층 기획전시 〈기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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