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쩌면 이제는 슈퍼맨 같은 히어로가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지는 시대가 온 듯도 합니다. 앞으로의 슈퍼맨 이야기, 슈퍼맨 복제들의 이야기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될까요? 슈퍼맨은 여전히 가능할까요?정의의 얼굴로 자기 우상화를 하는 하이페리온과 극단적 양극화, 보이드가 된 민주주의나 다름없는 센트리. 파수꾼은 없다.[히어로백과 132] 슈퍼히어로 이름 전쟁 2편3. 복제된 신, 현실을 비추고 풍자하다DC코믹스의 슈퍼맨, 마블코믹스에서 DC의 저스티스 리그를 패러디해 만든 스쿼드론 슈프림, 그 팀의 리더인 하이페리온하이페리온이라는 이름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쉬워요. 마블판 슈퍼맨. 외계에서 태어나 지구에 떨어지고, 망토 두르고 날아다니고, 눈에서 광선 쏘고, 거기다 이름까지 고대 그리스 신에서 따왔습니다. 태양신을 뜻하는 하이페리온.2. 센트리? - 양극화된 자아로 자폭중인 나라.'세상에서 가장 강한 히어로'라는 설정인데, 자기 안에 '보이드'라는 파괴적인 자아가 숨어 있습니다. 센트리는 샤잠처럼 주문을 외워 변신하기도 하고, 헐크처럼 분열된 자아도 있고, 거기다가 슈퍼맨처럼 구원자 이미지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센트리의 핵심은 뭐냐. "나는 세상을 구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세상을 끝장낼 수도 있다."라는 겁니다. 'is of 속리산 2024-1'(2025). 아라리오뮤지엄 지난가을의 단풍산 풍경이 진공 액자 속에 갇혔다. 사진이지만 평범한 사진은 아니다. 사진 속 장소에 있던 단풍잎에서 추출한 색소로 인쇄했기 때문이다.제 나무에서 떨어져나온 단풍잎은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산화되면서 점점 생기를 잃고 결국 색이 바래는 게 자연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백정기 작가는 사진에 담은 풍경의 모습뿐만 아니라 실제 그 풍경을 이루던 단풍잎의 색채마저 박제하고자 했다. 그가 액자에 작품의 산소 접촉을 차단하는 진공 펌프, 질소 주입기 등 복잡한 장비를 달아놓은 이유다. 백 작가는 "계속해서 변화하려는 자연과 그것을 계속 붙잡아두고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함께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백정기 작가의 개인전 'is of'가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오는 8월 10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해 가을 작가가 전북 내장산과 경북 팔공산, 충북 속리산, 경기 양평의 두물머리 일대를 다니며 작업한 'is of' 연작의 신작 10여 점을 선보인다.'is of'는 말 그대로 '~는 ~를 이루는'이란 뜻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중 하나로, 특정 장소의 자연 풍경을 촬영하고 그 풍경 속 자연물에서 추출한 색소로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이다. 예컨대 'is of 속리산 2024-1'(2025)은 지난해 속리산의 풍경, 자연물로 이뤄진 작품이다.백 작가는 "사계절이 늘 반복되지만 같은 가을이라고 해도 매년 가을 풍경이 다르고 같은 장소에서도 단풍잎의 색깔이 시시각각 변한다. 결국 같은 순간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단풍잎 추출물을 용매에 녹여 잉크젯 프린터의 4색인 K(검정)·C(파랑)·M(빨강)·Y(노랑)를 모두 만들었지만, 이번 전시작들의 색채가 대부분 누런 빛깔인 이유에 대해 그는 "작년에 날씨가 엄청 더웠고 가을 추위도 늦게 왔다. 단풍이 드는 듯 마는 듯하면서 붉은색이 많이 약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is of' 연작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