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물결처럼 왔다갔다 하더니 어머니가 <걸어도 걸어도> 노래를 틀면서부터 갑자기 철썩이는 파도로 변해서 가슴을 때리며 지나가면서 퍼러딩딩한 멍자국을 남기는 것 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부부는 누구 하나의 희생으로 이어갈 수 없습니다.그런데 가장 소중해야할 가족 관계가 생각처럼 술술 풀리지 않고 엉켜드는 때가 있고, 뒤늦게 사랑을 깨달아 사랑의 표현을 하려는데 늘 한 발씩 늦습니다.그의 아버지는 은퇴한 의사 '쿄헤이'이시고 어머니는 평범함 가정주부 '토시코'인데요,가족끼리 비슷한 점이 있어도 애써 부정하지만 그조차 닮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가족의 힘이랄까요?어머니 토시코와 료타 가족들은 준페이의 묘소를 방문해 꽃을 꽂고 조문하는데, 어디선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묘소 근처를 맴도는 걸 본 어머니 토시코는 준페이의 넋이라고 생각하며, 한 겨울동안 흰나비가 죽지 않고 잘 견뎌내면 노란색 나비가 된다는 썰을 이야기하며 장남의 묘소를 내려오면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일이 힘들다고 푸념합니다.시놉시스:쿄헤이와 토시코 부부는 처음에는 료타가 과부와 결혼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며 냉정하게 대했으나 며느리 유카리가 워낙 곰살맞게 굴고 친절한 노력을 보인 결과 며느리는 물론 그녀의 어린 아들 '아츠시'에게도 따뜻하게 대합니다.있을 때 잘해줘야 하는데...저녁에는 준페이가 12년 전 목숨을 바쳐 구조했던 소년 '요시오'가 25 살의 청년이 되어 그들을 방문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의사인 장남 준페이가 목숨을 내걸고 구한 청년 요시오가 뚱뚱하고 게으르며 목적도 없이 알바나 하고 지내는 사실에 화가 나고 실망하는데요, 형에게 약간의 열등감이 있었던 료타가 준페이의 죽음에 대해 요시오에게 죄책감과 책임감을 강요하지 말자고 말씀드립니다만... 토시코는 준페이의 죽음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없으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며, 1년에 한 번씩 죽음을 상기시키는 것이 요시오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말하며 거절합니다.‘준페이’가 목숨을 구해준 ‘요시오’ 역시 기일마다 그들의 집을 찾아오고 그런 ‘요시오’를 놓아주자는 ‘료타’의 말과 함께 가족들은 묻어뒀던 속마음을 꺼내 놓는다.세월을 함께하는 동지의식을 갖고 있어야 30년 40년, 그리고 50년 60년의 결혼생활이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료타의 목소리로 설명이 이어지는데요, 아버지 쿄헤이는 3 년 후 돌아가셨고, 어머니 토시코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사도 못하고 차로 모시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말합니다.나비영화 제목 <걸어도 걸어도>는 용서와 측은지심, 밑바닥에 있는 일말의 의리로 지켜낸 결혼생활을 상징하기도하지만, '당신이 의사라고 아무리 잘난 체 해도 너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니 웃기지 마쇼' 라는 뉘앙스를 풍긴다고 할까요?두 분에게는 생존해있는 둘째 아들 료타와 최근 그와 결혼한 며느리 '유카리'가 있는데 그녀는 남편과 사별하고 재혼했으며 그녀에겐 어린 아들 '아츠시'가 있고,료타는 대화 중에 어머니가 끝끝내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던 스모 선수의 이름을 기억해내곤 말씀드리려고 하지만 이미 버스가 떠나버린 후였고, 료타는 "늘 이렇다니까, 꼭 한 발씩 늦는단 말이야.."라고 중얼거리고, 어머니 토시코 역시 아들 가족이 떠난 다음에야 스모 선수의 이름이 떠올랐는지 안타까와 하시며 다음을 기약합니다."당신과 우리 둘 행복해요. 언제나처럼 사랑의 언어를 요코하마 노래해요. 걸어도 걸어도 조각배처럼 나는 흔들려요. 당신의 품에서..." 라는 구절에서 보다시피 굉장히 달콤한 가사를 들려주는 노래입니다.마치 명절에 만난 가족들처럼 아이들은 백일홍 나무의 꽃을 만지며 즐겁게 놀고 있고, 어른들은 음식을 만들며 다들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고 이야기하지만 료타는 그들의 대화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풍기는데요, 아츠시가 피아노를 만지다가 할아버지 쿄헤이와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아츠시가 피아노 조율사의 꿈을 이야기하자 그것도 좋지만 의사가 되어보지 않겠냐고 되묻고 밖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료타가 아버지에게 맞서서 꿈을 강요하지 말란 식으로 이야길 해요.백일홍 나무쿄헤이와 토시코 부부는 새해를 맞아 그들 가족과 만나기를 고대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에 료타와 유카리는 명절에 다 오지 말고 일년에 한 번만 만나기로 하자고 합의합니다.영화 제목 <걸어도 걸어도>는1968년 12월 25일에 발매된 이시다 아유미의 싱글 앨범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에 들어있는 가사인데요,블루라이트 요코하마 속 가사 걸어도 걸어도나비는 완전변태 곤충으로 성장을 상징하는 메타포를 지니고 있어서노랑 나비가 나타났을 때, 앞으로 료타의 가족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어루만져주며 성장하는 가족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엿봤습니다.영화 걸어도 걸어도 감상포인트영화 걸어도 걸어도 줄거리와 결말2009년 개봉, 2016년 1차 재개봉에 이어 2025년 5월 21일 오늘 2차 재개봉된 일본영화 <걸어도 걸어도>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극중 어머니가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된 결정적인 계기, 단서가 되는데요,오랜 세월 그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온 아내(어머니)의 무거운 입이 놀랍기도 하지만 속으로 어떤 감정을 삭히며 살아왔을까? 생각하니 약간 으스스해지더군요.퍼러딩딩하게 남은 멍자국은 세월의 더께를 안고 변주곡을 거친 뒤, 아래로 아래로 내리사랑으로 흘러갑니다.겉으로는 작은 아들 료타의 가족을 못마땅하게 대하는 듯 하지만 욕실에 가보니 세면도구를 꼼꼼하게 챙겨놓은 것을 봉 수 있습니다.영화는 료타와 유카리 사이에 낳은 딸, 성장한 아츠시와 함께 요코야마 가족 무덤을 돌보는 것으로 끝납니다.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천로 4 지오플레이스매년 피고지는 꽃을 통해서 대대로 이어지는 혈육의 사랑과 정을 백일홍 나무의 꽃으로 그려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꽃나무, 풀잎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섭니다.료타, 유카리, 아츠시는 아침에 떠납니다.정원에 있는 여러 식물들 중에서도백일홍 나무(목백일홍, 배롱나무)가 많이 자랐다는 대사가 나오면서 아이들이 목백일홍 꽃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과 목백일홍 꽃가지를 방 안에 꽂아두는 장면을 포함해 배롱나무 꽃을 서너 번 보여줍니다.늘 한 발씩 늦는 우리 관계, 가족영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