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광주의 여자대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성 e메일이 도착해 경찰이 긴급수색에 나섰다. 수업은 전면 취소됐고 학생들도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e메일 발신자가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밝혔고 두 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등 반대 시위에 강하게 나섰던 학교들이라는 점으로 봐서 ‘여성 혐오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이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와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에 지난 4일 밤 “10㎏의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15시34분에 터질 예정”이라는 e메일이 각각 도착했다. 두 학교 측은 7일 낮 12시 넘어 이 메일 내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학교 수색에 나섰다. 두 학교는 수업을 전면 취소했고 학생들을 긴급 대피시켰다.학교 측에 따르면 e메일 발신자는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밝혔고,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과 함께 “여성에게 학문은 필요 없다” 등의 글이 적혔다고 한다. 남성연대는 2006년 고 성재기씨가 설립한 남성인권운동 단체다. 2013년 성재기씨 사망 후 세력이 위축되자 ‘양성평등연대’, ‘푸른늑대회’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여성가족부 폐지, 군 가산점제 부활 등을 주장하며 한때 극우 반여성주의 단체인 신남성연대 등과 협력했다. 광주여자대학교가 7일 학생들에게 보낸 교내 출입 제한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플랫]“보기 싫은 흉터만은 아닐것”…생채기·성장통 남은 동덕여대 투쟁 ‘그 후’[플랫]‘공학 전환 반대’하자 “여대 거른다”… 민낯 드러낸 여성혐오경찰은 두 e메일의 내용이 유사해 동일인이 보낸 것으로 보고 e메일 발신지를 추적 중이다. 또 두 학교가 모두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등에 반대해 학내 시위를 벌인 전력이 있다는 점 등으로 봐서 이번 협박 메일이 여성혐오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플랫]‘편의점 숏컷 여성혐오 폭행’ 항소심도 징역 3년…“심신미약 인정돼 참담”앞서 성신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국제학부에 남학생을 모집하는 것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한 4년제 여대인 광주여대 학생들도 특정 수업에 남학생도 수강할 수 있도록 한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연구윤리 위반과 제자 갑질 의혹 등으로 질타받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무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학계와 교육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교육부 장관 후보자들에게 들이댔던 검증 잣대와 차이가 커 ‘내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표절률 4% 논문에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할 만큼 야당 시절 연구윤리에 엄격했다.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22년 윤석열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낙마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도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일었다. 당시 민주당은 김 전 총장이 2000년 발표한 ‘기술혁신정책의 지역네트워크 운용에 관한 연구’ 논문이 전해에 나온 제자 논문 ‘지역기술혁신 참여기관들의 네트워크와 역할에 관한 연구’를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김 전 총장과 교육부는 두 논문 표절률이 4%에 불과하고 연구목적, 연구방법, 결론 등이 다른 별개 논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연구윤리 논란이 불거진 것만으로 교육부 장관 자질이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은 학술 전반을 관장하므로 연구윤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이 후보자는 부당한 중복게재와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2~3월 각기 다른 학회지에 한 달 간격으로 두 논문을 게재했는데, 실험 설계와 결론 등이 같은 사실상 같은 논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유사도는 ‘게재 불가’ 마지노선 20%를 한참 웃도는 35%로 나왔다.제자의 학위 논문을 요약해 이 후보자 이름으로 발표한 사례도 10여개 발견됐다. 표절률이 52% 수준인 논문도 있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급하게 베껴 쓰다가 오타도 났다. ‘10m 정도’를 ‘10m wjd도’라고 썼다. 제대로 읽지도 않고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갑질 및 불통 논란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이 후보자는 2018년 제자들의 신체를 활용한 실험으로 논문 데이터를 확보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색채학회 행사장에서 고함과 소란 등으로 물의를 빚어 추후 장소 대관 측에 사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전 총장 역시 재임 시절 학생들에게 “내가 니 친구야?” “가만히 있어” 등 반말로 윽박지르는 모습이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한 대학 연구윤리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청문회까지만 버티자는 태도로 일관하는데, 김인철 후보자 낙마 당시에는 이를 국민 무시라고 비판했었다”고 말했다.세종=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