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베팅 이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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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쿤 댓글 0건 조회 371회 작성일 23-08-13 23:32본문
“당신에게 닥친 상황은 이런 거예요. 거짓을 말해 봤자, 결국 자신을 좀먹어 갈 뿐. 손해를 보는 건 당신뿐이죠. 이제 당신의 말을 들어 줄 사람은 없어요. 기회를 놓친다면.”
지금도 그녀는 자신의 무덤을 판 꼴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내내 궁지에 몰리고 몰려 벼랑 끝에 선 그녀가 아까와는 사뭇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래 봤자 그녀도 아직 어릴 뿐이었다. 그녀에게 닥친 상황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도 자신의 원해서 저 자리에 있고, 저 상황을 겪는 건 아닌 듯했다.
그렇다 해서 그녀가 안쓰럽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혼란스러울 거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더 혼란스럽겠지.’
결국 그녀도 권력자에 의해 이용당하는 사람일 뿐이니까. 물론 그녀가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거 같진 않았지만.
그리고 내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결국…… 결국 아무 증거도 없으시잖아요. 그래서 제가 어떤 말이든 하길 바라서 이러시는 거 아니에요?”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증거도 찾지 못할 거다. 뭐 그런 말인가요?”
“…….”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마지막으로 진실을 말할 기회를 주는 것뿐이에요. 진실은 결국 밝혀지게 되어 있어요. 게다가 당신이 손을 잡고 있는 권력자들은 당신을 버릴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그때 가서 꼬리 자르기로 버려지는 건…… 좀 슬프잖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 이곳에서 버텼는데.”
여전히 그녀는 내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오늘 내가 대신관과 함께 이곳에 와서 조사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녀는 결국 버려질 것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
“뭐, 조언 하나 하자면, 누군가가 부른다고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들은 자신을 위해 당신을 철저하게 이용했고,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면…….”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충분히 알아먹었을 테니까.
역시나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우린 가도록 하죠.”
카리토스를 잠시 바라봤다.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로 아예 마음을 먹은 건지, 그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발 앞서 걸었다.
평소보다 유난히 상기되어 있는 그의 표정이, 카리토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음을 알려 주는 듯했다.
이제는 포기한 건지, 보육원장은 가만히 우리를 따랐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대신관님.”
그러는 사이 신전 기사 하나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조사는?”
“조금 상세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전으로 돌아가 사람을 더 보내도록 하지. 하나도 놓치는 것 없이 조사하도록 해.”
“네.”
사람이 너무 강한 자극을 연속으로 받으면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녀는 문득문득 우리가 말할 때만 고개를 들었다가 무기력하게 떨어뜨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마차로 올라탔다.
“부디 잘 생각하길 바라요. 제인.”
그래도 황후와 대신관이라고 그녀는 마차 앞까지 와서 고개를 숙여 가며 인사를 건넸다. 그런 그녀에게 난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선 창문을 닫았다.
“황궁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신세를 많이 지게 되네요.”
“신세라니요. 친구 사이에 당연히 그래도 됩니다.”
그렇게 마차는 출발했고, 보육원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난 다시금 창문을 열었다.
“원하시는 것은 이루셨습니까?”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이제 선택은 그녀의 몫이죠. 자신의 거짓이 자신을 잡아먹고 있다는 걸 알았을 테니까, 앞으로 더더욱 느끼게 될 거예요. 결국 무너지는 건 자신이라고. 자신을 지켜 주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카리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 내 손에 쥐어지는 게 없다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할 순 없었다. 이미 그녀를 흔들어 놨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내 계획의 대부분은 성공한 것이었다. 스타베팅 다 알고 있다는 것, 보육원장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줄 사람들이 하나둘 몸을 돌리고 있다는 것.
그녀가 그들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이었다.
“보육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카리토스,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알죠?”
“레헬, 그 사람의 흔적을 찾으라는 거죠?”
“그렇게까지 조사를 거부하는 걸 보면…… 아마 그곳에 있을 거예요.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그리고 제인, 보육원장을 철저하게 감시해 줘요.”
“무언가 찾아내라는 건가요?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도 안 만났다고 해 버리면…….”
오히려 내 말에 의문을 가지는 그를 보며 난 싱긋 웃엇다.
“누구를 만나고 만나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들은 분명 그녀를 죽이려 할 거예요.”
“아, 정말 그럴까요?”
“당연히요. 결국 그녀는 말단일 뿐이에요. 꼬리 자르기에 제일 쉬운 존재란 거죠. 가문이 그리 대단하지도 못하고, 이제껏 내내 이용당해 왔으니 약점도 많을 거예요. 그러니 죽지 않게만 감시 겸 보호해 줘요.”
“알겠습니다.”
그 말이 끝이었다. 카리토스도 조금 생각할 게 있는지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고, 나도 다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황궁으로 돌아왔고, 난 별궁으로 가는 대신 도서관으로 향했다.
“잘 계셨어요?”
“아아…… 와…… 왔느냐.”
무언가 찔리는 게 있는 듯, 황도주는 예전처럼 나를 반기지 않았다.
“기억 봉인에 대한 건 더 안 물어볼게요.”
“허허, 설마 내가 그것 때문에 너를 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피한 거는 맞구나.”
“흐흐흠.”
그는 괜스레 목을 다듬다가 어색하게 웃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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