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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야? 왜 혼자 있어?”

“엄마, 아빠가 길을 잃은 것 같아요.”

다은의 물음에 아이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랑 아빠가 길을 잃었다고?”

“네. 같이 있었는데 한눈팔다가 저를 놓친 거 같아요.”

아이는 침착했다. 다은이 부모님의 핸드폰 번호나 집 주소를 아느냐고 물어보니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스타토토사이트 파출소를 핸드폰으로 검색하는 사이, 유권이 아이를 번쩍 들어 목말을 태웠다.

“잘 보이지? 찾을 수 있겠어?”

갑자기 키가 커진 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은은 멍하니 유권과 아이를 바라보았다.

“얼른 찾자.”

유권은 노점상에서 캐릭터 모양의 솜사탕을 사서 아이에게 쥐여 준 후 걸음을 떼었다. 당황한 채 굳어 있던 다은이 롤토토사이트 뒤를 열심히 따라 걸었다.

다은은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 동생이나 조카가 없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어려웠다.

그런데 유권은 스스럼없이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장난을 치며 편하게 해 주려 했다. 정말 다정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먼 미래, 아빠가 되어 아이를 돌보는 그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때 문득 유권이 뒤를 돌았다. 다은은 제 머릿속 상상을 들키기라도 한 듯 놀라 얼굴을 붉혔다. 그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잃어버리겠네.”

다은이 머뭇거리자 유권이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쥐고는 걸음을 옮겼다. 기분이 이상했다. 처음 본 아이를 목말 태운 유권, 그리고 다은은 그의 손을 잡고 있었다.

“부모가 엄청 젊네, 보기 좋아.”

지나가던 노부부가 따뜻하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다은이 아니라고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롤베팅 그녀보다 빠르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감사하긴 뭐가. 가족은 무슨.

다은은 속으로 불평했지만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붉혔다. 그가 제 얼굴을 롤배팅 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언니, 오빠, 나 아까 저기 갔었어요!”

들뜬 아이가 멀리 보이는 키즈 카페를 가리켰다. 유권이 그쪽으로 걷자 아이가 소리쳤다.

“엄마!”

“승연아!”

유권이 아이를 내려 주자 아이가 엄마에게 달려가 안겼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아이의 엄마를 찾은 것이다.

“언니랑 오빠가 나 솜사탕도 주고 엄마도 찾아 줬어.”

“감사합니다, 어떻게 사례를 해야 할지.”

울었는지 눈가가 퉁퉁 부은 아이의 엄마는 유권과 다은에게 몇 번이고 고개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찾아서 다행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분명히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근처에서 아이를 찾고 있던 아이의 아빠도 서둘러 달려와 감사 스타베팅 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희는 이만 가 볼게요. 안녕, 승연아.”

“안녕. 언니, 오빠! 두 사람도 잃어버리지 않게 손 꼭 잡고 다녀요!”

유권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다은의 손을 잡았다. 다은도 아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한참을 롤드컵토토 다은은 제 손을 잡은 커다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두근, 간질간질했다.

***

“죄지었어?”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집 안으로 들어가던 다은은 금숙의 목소리에 우뚝 멈춰 섰다.

“어? 그게 무슨 소리야.”

금숙은 당황한 다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다가 이내 그녀의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건 뭐야?”

다은은 뒤늦게 깨달았다. 커플링을 빼지 않았다는 걸. 서둘러 반지를 빼서 주머니에 롤토토 스타토토 금숙이 더욱 의심스럽다는 얼굴을 했다.

“너 혹시 연애해?”

“연애는 무슨. 희주가 준 거야. 피곤하네, 나 좀 쉴게.”

다은은 빠르게 방에 들어와 문을 잠갔다.

연애는 무슨. 가짜 연애 중인데.

그녀는 후, 길게 숨을 내쉬고는 주머니에서 스티커 사진과 커플링을 꺼냈다.

“얼굴 하나는 진짜 기가 막히네.”

네 장의 사진 중 한 장을 골랐다. 유권이 유일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손으로 하트를 만들자는 다은의 요구에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 것이지만 다은은 마음에 들었다. 억지로 만든 하트 또한.

다은은 핸드폰 뒷면에 스티커 사진을 붙였다. 공식 커플이 된 후 남자들에게는 야유를, 여자들에게는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받게 되었지만 이제는 뭐 그러려니 했다.

훤칠하고 잘생긴 유권과 함께 다니면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정신 차리자, 송다은. 진짜가 아니잖아.”

한참 사진을 바라보던 다은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

유권과의 계약 연애는 걱정과는 달리 순조로웠다. 다은의 한결같은 꿋꿋함에 주제를 모른다며 욕하던 사람들도 이제 지쳤는지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두 달은 금세 지나갔다. 조금씩 고개를 내밀던 감정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제 멀리서 유권이 보이기만 해도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어 댔다.

유권은 생각보다 까탈스럽지 않았다. 달콤한 음식을 좋아했고, 아닌 척해도 사려 깊었다.

잘생긴 주제에 쓸데없이 다정해서, 다은을 헷갈리게 했다. 언젠가 그의 옆을 차지할 애인에게 질투가 날 정도였다.

“넌 정말 좋은 돼지였어.”

다은은 저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돼지 저금통의 눈을 피한 뒤, 배를 갈랐다. 동전들과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지폐를 모았다.

“아무리 아르바이트여도, 받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다음 날, 다은은 커플 핸드폰 케이스를 샀다. 곧 취업할 테니 유권에게 선물할 흰색 셔츠도, 제가 바를 코럴색 립스틱도 샀다.

“온갖 좋은 것들만 걸치는 것 같던데, 이런 걸 마음에 들어 할까.”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을 내려다보며 다은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

학교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던 주리는 다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은은 요즘 연애한다고 통 연락이 없었다.

―응, 주리야.

“다은아, 어디야?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미안. 오늘 약속이 있어서.

“혹시 유권 선배?”

―응. 내가 다음에 맛있는 거 사 줄게.

“됐어, 필요 없어. 데이트나 해.”

주리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주리야, 그 틴트 어디 거야?”

언제 왔는지 동기가 문득 말을 걸어왔다. 이름이 미지였나, 지민이었나. 별로 친하지도 않은 주제에 자꾸만 들러붙어 귀찮게 굴었다.

“발라 볼래?”

그러나 주리는 내색하지 않고 싱긋 웃었다.

“고마워, 색 진짜 예쁘다.”

미지인지 지민인지 모를 동기가 틴트를 바른 뒤 다시 건넸다. 틴트를 받아 든 주리는 동기가 사라지자 쓰레기통에 버렸다.

“짜증 나게.”

주리는 붉게 칠한 입술을 짓었다. 요즘 다은은 유권과 행복한 연애 중이었다.

질투심에 다은이 사귀던 남자들을 빼앗았지만 막상 그들과 사귀면 불같이 타오르던 감정은 한순간에 꺼져 갔다. 이제는 그녀가 누굴 만난다고 해도 별다른 감정은 생기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송다은에게 차유권이라니, 가당치도 않지. 유권은 다은과 사귀기 전부터 주리가 눈독 들이고 있던 남자였다. 그런데 다은이 낚아채자 제 것을 빼앗긴 듯 분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주리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데이트를 하고 있을 다은을 생각하니 복장이 터졌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주리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다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잠깐만 얼굴 볼 수 있어? 줄 게 있어서, 아주 잠깐이면 돼.]

***

다은은 약속 시각보다 일찍 카페에 도착했다. 쇼핑백을 꼭 끌어안은 채 유권을 기다렸다. 그는 얼마 있지 않아 도착했다.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일찍 왔네?”

다은은 심호흡한 뒤 입을 열었다.

“선배, 이거 선물이에요.”

“선물?”

유권은 다은이 내민 쇼핑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

“오다 주운 것 같지는 않은데.”

“당연하죠! 아끼던 돼지의 배를 갈라 산 건데.”

유권의 농담에 다은이 발끈했다. 그는 픽, 실소한 뒤 다은이 내민 쇼핑백을 받아 들었다.

“고마워.”

고맙다는 말에 다은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그럼 무슨 말을 상상했던 걸까.

“연애 아르바이트가 끝나도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은이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유권은 손을 뻗어 다은의 뺨을 감싸고는 저를 보게 했다.

“버리긴 왜 버려.”

“보통 연애 끝나면 커플 아이템이든, 선물이든 버리잖아요.”

더구나 자신은 가짜 연애 상대가 아니던가.

계약 연애를 시작한 지도 벌써 석 달이 가까워졌다. 다은은 예상보다 더 성실했고, 유권은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만, 그가 연애 놀음에 흠뻑 빠져 있는 동안 다은은 끝을 생각하고 있었다. 입맛이 썼다.

“가시죠, 오늘은 제가 쏜다!”

당당하게 쏜다고 한 이유가 있었군. 유권은 허름한 포장마차를 눈으로 일별하더니 풋,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정겨워서.

“먹고 싶은 거 다 시켜요.”

“정말?”

“……남기지는 말고요.”

유권의 반응에 겁이 났는지 다은은 뒷말을 슬쩍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