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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마지막 결전 (3)
2024.06.02.


날카로운 날붙이들이 만연한 짐 마차.

그곳에 숨어있던 에반은 한참 조용해진 틈을 타 밖으로 나왔다.

저 멀리 황망한 사막 위로 자란 풀과 나무, 그 안의 번쩍이는 축제처럼 터지는 빛.

겉보기엔 아름답지만, 이어지는 폭발음과 사람들의 비명이 그렇지 않다는 스타토토사이트 롤토토사이트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는 마른 침을 삼키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지옥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말았다.

-챙챙! 퍼엉!

무차별적으로 휘둘리는 칼과 날아다니는 마법.

멀쩡한 기사들을 상대로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유령 같은 흑마법사들의 어두운 기운이 만연한 곳이었다.

이처럼 피 터지는 전장 속에 아이는 열심히 눈치를 보며, 때론 바닥을 기고, 때론 바위 뒤에 숨어 할아버지와 함께 있을 니아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이는 건, 반복되는 치열한 전투뿐.


‘대체 어디까지 가야 니아가 있는 거지?’

그러다 눈앞에 마법이 날아왔다.


“!!!”

‘아, 안 돼!!’

사람을 질식사시킬 정도의 건조하고 메마른 연기가 온몸을 덮쳐왔다.

만약 죽는다면 할아버지의 심장을 깨트릴 정도로 강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 때였다.

하지만,

-퍽!! 푸스스스…….

마법을 날린 흑마법사를 처리한 누군가.


“……뭐야? 얘 작은 전하 친구 아냐?”

“예? 길리아나. 누구라고요?”

“부대장! 히스는 버논과 내가 지킬 테니까! 여기 좀 봐줘!”

에반에겐 다행이었다.

길리와 버논, 그리고 베를이 쓰러진 히스를 보호하다 얻어걸린 것이었다.

베를이 달려와 아이를 확인한 뒤,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에반 도련님이 아닙니까? 대체 여긴 어떻게 롤베팅 롤배팅 겁니까?”

“저……. 그게…….”

“일단 일어나십시오. 밖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길리아나! 버논! 부탁합니다!”

당장이라도 끌고 전장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아이가 반항하기 시작했다.


“아, 안돼요! 할 일이, 할 일이 있단 말이에요……!”

그때였다.

-쾅!! 파지지직!!!

맹렬한 붉은 빛과 터지는 황금빛.

재해가 연상될 법한 큰 소리에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고개가 돌아갔다.

허공에 뜬 붉은 창이 금빛 방어 결계에 박혀 창과 방패처럼 대립하고 있던 것이다.

아이는 모두가 얼이 빠져 있을 때, 즉시 베를의 손을 놓고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지 못하게 바위틈에 몸을 숨겨, 섬광 속 인물들을 보았다.

기이한 나무 아래, 결계 속에 할아버지는 쑤셔진 창에 볼을 스쳐, 검은 피를 뚝뚝 떨어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저주받은 피가 떨어지니, 발아래 꿈틀대는 나무조차 검게 썩어갔다.

할아버지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괴물…….’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만약 그대로 그 매정한 괴물의 생을 끝낼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창끝은 더이상 닿지 못했다.

루시아는 그를 찢어 죽일 기세로 노려보며 힘을 가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보기에는 영원히 그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사이에 찾아 헤매던 친구를 발견했다.

마치 나무가 아이를 품듯, 갈라진 몸체 사이로 황금빛 양수 안에 니아.


“안 돼……!”

저 끔찍한 모습은 할아버지가 꾸민 짓이었다.

아이는 각오를 되새겼다.


‘어머니, 전 이제 니아를 구할 거예요. 용서해 주세요. 절벽에서 절 치유하지 않았어도 니아는 스타베팅 롤드컵토토 특별했어요. 니아가 있어 이런 쓸모없는 저도 누군가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거든요.’

아이들과 황궁에 침입한 날, 에반은 니아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진심은 생애 처음이었다.

어쩌면 그때부터였다.

누군가를 들여보낼 마음의 문이 열린 건.

그러니 그 문으로 비집고 들어온 사람들로 가득해진 아이는 무언가 깨달았다.

자기가 없어져도 그걸 알아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애초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국에 온 아이는 그거면 되었다.

아이는 이제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갔다.

.
.
.

안톤 공작은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나니, 그제야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럴 힘이 있었으면서 왜 꼬리를 감추고 있었지?”

“네가 상관할 게 아니야.”

“하아……. 루시아. 다시 생각하는 건 어떻겠나. 지금 제국 빼고 모든 국가가 이 일을 기대하고 있어.”

“……어먹지도 못할 쓰레기 같은 놈들!”

-파직, 파지직!!

강력해 보이는 기세에도, 그녀의 불안한 눈동자와 귀가 파피루스를 향했다.

결계를 뚫는 만큼, 파피루스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제기랄, 더 힘을 주면 파피루스가 깨지겠어.’

그때였다.


“그, 그만! 그만 하세요! 할아버지!”

이곳까지 얼마나 열심히 뛰어왔는지, 온몸에 땀을 적신 에반이었다.


“니아를, 니아를 놓아주세요. 내 친구를 놓아주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죽어버리겠어요! 이곳에! 할아버지 롤토토 스타토토 있으니까요!”

아이는 루시아의 앞에 서서 자신의 심장 밑을 가리켰다.

그러자 안톤 공작의 얼굴이 여태까지 보던 모습과 달리 무시무시해졌다.


“에반, 네 이녀서어어억!!”

에반의 말대로 자신의 심장을 없애면 정말 끝이었고, 저 냉혈한 루시아가 자신의 딸을 위해 못 할 짓이 없었으니까.

-툭! 스윽.

역시나, 루시아는 아이의 말을 듣자마자 결계에 박아 넣었던 창을 뽑았다.

뚜벅, 뚜벅.

그러자 에반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붉게 이글거리는 창이 마치, 악마의 삼지창처럼 무서웠기 때문이다.


“안 돼! 그만둬! 내 심장을 부순다면 이 아이를 죽일 거다! 네 딸! 성녀를 죽일 거라고! 멈춰!! 루시아!!!”

안톤 공작의 다급한 외침이 울렸다.

그러나 무심한 얼굴의 루시아는 그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었다.

*

-촤악!

아이의 외침에 고개를 돌렸던 이들의 숨이, 순간 멈췄다.

헬버트와 리온, 단원들.

눈을 뜨고도 믿을 수 없었다.

루시아가 자기 배를 베어낸 것이다.


“이, 이게 무슨……!!!!”

리온은 정신없이 그녀에게 달려갔다.

다른 이들 또한 달려갔지만, 마지막인 것을 알듯 맹렬히 몰려드는 흑마법사를 저지하느라 여력이 없었다.


“루, 루시아 님!! 어서, 어서 피를 지혈해야……!!”

상처를 향해 다급히 손을 가져다 대려던 리온.

루시아는 그 떨리는 손을 막았다.


“어, 어째서…….”

뭐라 말해주길 바랐지만, 그녀의 입에선 신음과 함께 욕지거리가 나왔다.


“망할 운명 같으니.”

“지, 지금 무슨 소리를…….”

그녀는 리온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놀라 주저앉은 에반에게 말했다.


“에반, 잘 들어라. 널 구하려고 하는 게 아니야. 난 그렇게 어질지도, 지혜롭지도 않다. 그저 딸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한 것뿐이야.”

“루, 루시아 전하……. 피, 피가…….”

아이는 무슨 말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숨 막히는 피 냄새가 너무도 끔찍할 뿐이었다.

그러나 루시아는 그런 에반에게 단단히 일렀다.


“그러니까 내 죽음에 자책하지도, 죽는다는 말도. 다신 하지 말아.”

“……!”